최근 미국에서 이루어진 연구에 따르면, 여행 공급자가 집중하는 마케팅 채널과 실제 여행객이 정보를 얻는 채널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특히 젊은 세대의 여행 소비자는 기존 업계가 중요시하는 플랫폼과는 다른 곳에서 여행 영감과 계획법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식 차이는 미국과 한국 시장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모두 가지고 있어,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히치하이커닷컴은 최근 한국의 여행 크리에이터 시장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맥락을 파악하는 연재를 하기에 앞서, 미국 시장의 변화를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 시장: 업계와 소비자 간의 소셜미디어 중요성 불일치
투어 액티비티 전문 미디어 어라이벌(Arival)가 24년 12월에 공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여행업계 운영자들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마케팅(주로 광고 집행으로 추정됨)을 집중하는 반면, 젊은 여행 소비자는 틱톡과 유튜브 같은 숏폼과 영상 플랫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업계가 제공하는 마케팅 메시지와 실제 소비자들이 정보를 얻는 채널 사이의 명확한 불일치를 보여준다.
특히 구글은 여전히 젊은 여행자 사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검색 채널이지만, 틱톡이 이미 통계적으로 동등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여행업계 운영자들은 틱톡과 유튜브를 가장 효과가 적고 사용빈도가 낮은 마케팅 채널로 평가했다는 점도 특이하다.
이러한 괴리가 발생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소셜 비디오 플랫폼에서는 클릭, 웹사이트 방문, 예약 등 전통적인 성공 지표와 마케팅 인풋을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어라이벌은 설명한다. 특히 구글이 제공하는 광고 지출의 전환율이 대단히 추적하기에 용이하다는 점과 비교할 때 더욱 그렇다.
그러나 연구 데이터가 보여주듯이, 어렵다고 해서 계속 외면한다면 소비자가 있는 곳에 도달하지 못하고 계속 광고비만 지출해야 하는 것이다. 이 광고집약적 마케팅 방식은 평소 내가 한국 여행사들을 컨설팅할 때 굉장히 많이 지적했던 방식이기도 하다.
한국과 미국 시장의 소셜 생태계 비교
미국과 한국 시장의 가장 큰 차이점은 틱톡의 위치에 있다. 미국에서는 틱톡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여행 정보 검색에 있어 구글 및 유튜브와 대등한 위치를 차지할 만큼 커졌으나,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틱톡의 존재감이나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에서 숏폼 시장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이 나눠갖고 있다.
한국 시장은 검색에서는 네이버가 여전히 우세하지만, 실제 콘텐츠 소비 측면에서는 유튜브가 압도적인 강세를 보인다. 네이버가 돈을 쓰려 할 때 찾는 사이트라면, 유튜브는 내 관심사(알고리즘)에 따라 콘텐츠를 보여주는 사이트이기 때문에 애초에 콘텐츠 소비를 위해 앱을 연다. 따라서 유튜브에서 만난 크리에이터는 검색 결과를 클릭했다 빠져나가는 블로거와는 원천적으로 ‘관계 맺기’의 속성 자체가 다르다. 구독한 유튜버의 성장 과정을 몇년이고 지켜볼 수도 있고, 대부분 얼굴이나 목소리가 콘텐츠에 들어가기 때문에 심리적인 거리감이 엄청나게 줄어든다.
다시 말해 네이버와 달리 ‘팬덤 베이스의 크리에이터’를 모아놓은 곳이 유튜브다. 광고하려는 상품과 크리에이터/팬덤의 궁합이 잘 맞는다면, 광고 전환율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지상파 방송국에 붙어있던 광고 예산이 유튜브로 몰려드는 건 다 이러한 이유에서다.
두 시장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소비자들이 전통적인 광고보다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인공지능으로 생성된 리뷰나 광고성 콘텐츠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유튜브 영상이나 얼굴을 보고 신뢰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의 추천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여행업계는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여 소비자들이 실제로 시간을 보내는 플랫폼에 맞춘 마케팅 전략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마치며
여행업계의 소셜미디어 마케팅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인식 차이는 디지털 마케팅의 빠른 변화 속도를 반영한다. 마케팅 전문가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격언처럼, “사람들을 당신이 있고 싶은 곳으로 밀어 넣지 말고, 그들이 있는 곳에서 만나라“는 원칙이 여전히 유효하다.
한국과 미국 시장의 차이점을 고려할 때, 여행업계는 각 시장의 고유한 특성과 소비자 행동 패턴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네이버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실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서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이러한 소비자 중심의 접근법은 여행업계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핵심 요소이다.
이번 편은 공급자를 위한 소셜미디어 마케팅 전략이었다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생산자를 위한 이야기다. 지난 20년간 여행 블로그 판에 있으면서, 그리고 유튜브로 건너와 2년 정도 흐르면서 최근 명확하게 느끼는 몇 가지 지점이 있는데 글이 너무 길어져 별도의 칼럼으로 정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