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데스티네이션(Beautiful Destinations)은 창업자 제레미 존시가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성장시킨 인플루언서 마케팅 에이전시다. 이들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셜미디어는 여행지 선택과 계획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지만, 여행 영감 -> 구매로 넘어가는 단계에서는 큰 허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제레미는 본인이 인스타그램을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을 마치 소셜미디어와 등치시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자.
“여행 산업은 세 번째 진화 단계인 소셜 커머스(소셜미디어+커머스)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관광청, 호텔, 항공사, 투어와 액티비티, 크루즈 기업이 소비자와 연결되는 방식을 재정의할 것이다.” – 제레미 존시, 뷰티풀 데스티네이션 창업자
히치하이커닷컴은 해당 보고서를 토대로 소셜미디어와 여행 소비 간의 관계를 살펴보고, 최근 엄청난 속도로 커지는 ‘소셜미디어의 커머스화’는 향후 누가 주도하게 될지 살펴본다.
숏폼 콘텐츠의 한계, 판매 전환은 고작 1%인 이유
소셜미디어 중에서도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는 글로벌 여행 트렌드를 주도하는 3대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미국에서는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가 여행 콘텐츠 소비의 6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단순 검색보다는 숏폼 콘텐츠를 더 신뢰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의 77%가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소셜미디어에서 영감을 얻지만, 실제 숏폼에서 바로 여행 예약을 진행하는 비율은 1% 미만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여행 산업의 파편화된 구조와 숏폼 플랫폼의 외부링크 제한 때문이다. 항공권, 호텔, 액티비티, 교통 등의 여행상품 링크가 숏폼에서 곧바로 연결되지 못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각각의 요소를 개별 탐색해야 한다. 이에 따라 미국 여행자들은 최적의 일정을 찾기 위해 평균 277개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며, 이 과정에서 상당수가 구매를 포기하거나 연기하게 된다. 따라서 소셜미디어에서 영감을 얻은 후 예약을 하기까지 평균 71일이 소요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는 여행 예약이 단순한 전자상거래와 달리 다층적 의사결정 과정을 필요로 하며, 숏폼 콘텐츠는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해결하는 기능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이미 ‘커머스’로 이동 중, 그러나…
보고서는 여행 영감과 구매 사이의 간극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소셜 커머스’로 전환함으로써 좁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인스타그램과 틱톡은 여전히 커머스 기능을 매우 소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전환율은 매우 낮다. 결국 인플루언서의 팬덤과 메시징에만 기대야 하는 것이다.
이들 플랫폼은 왜 외부 링크를 아직도 허용하지 않는 것일까? 사용자가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반대로 검색엔진 기반의 콘텐츠 영향력이 유지되고 있는 한국에서는 소셜미디어의 커머스화가 활발하게 형성되고 있다. 특히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제휴 마케팅’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여행기업을 활용한 콘텐츠 커머스가 대세를 이룬다. 마이리얼트립이 대표적인 사례로, 제휴 프로그램 시행 이후 월 500만원 이상 수입을 거두는 크리에이터가 나올 정도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있었다.
(2025.2.20 업데이트) 그런데, 네이버에서 인플루언서 정책을 개정하면서 업계가 술렁이는 중이다. 네이버 블로그가 ‘외부 링크’에 원래부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미 블로거 시장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번 개정에는 “활동하고 있는 채널에서 홍보성/대가성 목적 링크/배너를 도배하는 등의 스팸성 게시물을 다수 발행하는 경우 서비스 이용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강력한 문구가 추가되었다. 따라서 제휴 프로그램을 수익 모델로 운영하는 블로거에겐 청천벽력같은 정책이 생긴 셈이다.
생태계 주도할 소셜 미디어, ‘구매 전환’ 만이 관건
이렇게 거대한 여행 구매 경로의 변화 속에서, 아래 두 유형에 속하는 여행업계 종사자는 빠르게 방향성을 검토하고 변경해야 할 것이다.
첫번째 유형은 여행사다. 현재 중소형 여행사는 브랜딩도 안되어 있으면서 자체 판매만 고집하다보니 인플루언서에게 기대는 방식, 또는 철지난 검색 키워드 광고로 밑빠진 독에 물 붓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검색 광고는 일회성으로, 모객 시마다 예산을 때려박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이익을 낼 수가 없다. 일단은 크리에이터가 자발적인 홍보를 해줄 수 있도록, 제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여행 플랫폼에 입점하는 것만이 소셜 커머스 생태계에 올라타는 빠른 길임을 인지해야 한다. 특히 랜드사라면 이젠 옵션이 아닌 필수다. ‘제휴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여행 공급자는 이제 변화된 생태계에서 버티기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두 번째 유형은 플랫폼에 종속된 크리에이터 비즈니스다. 네이버의 점유 시간은 매년 꾸준히 감소하는 중이다.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 2024년 순위에서 인스타그램은 네이버를 처음으로 추월했지만, 유튜브와 비교하면 게임이 안된다. 결정적으로 인스타그램에는 구매전환을 할 수 있는 기능 자체가 없다. 일단 본문에 하이퍼링크(외부링크)를 달 수 없고 24시간만 노출되는 스토리 기능으로만 가능하다. 이는 구매 전환에 치명적이다.


벌써 5~6년 째 한국인의 압도적인 체류시간 1위를 기록한 유튜브는 이른바 가장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목이다. 장사를 잘하려면 트래픽이 모이는 곳에 좌판을 깔아야 하는 건 당연한 이치다. 또한 유튜브는 영상 본문 뿐 아니라 영상 오버레이로도 링크를 달 수 있어 전환율에서 압도적인 강점이 있다.
아직 유튜브 마케팅에 소극적인 여행업체라면, 어떤 크리에이터들과 장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협업 결과물을 구매로 전환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과 실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히치하이커에서 운영 중인 구독자 5만 6천 명 규모의 히치하이커TV 역시 심층적인 여행 정보와 구매 링크를 결합한 여행 콘텐츠 비즈니스를 표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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