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진 보야지(Virgin Voyages)가 한 달짜리 크루즈 이용권인 ‘스칼렛 섬머 시즌 패스’를 출시했습니다. 현재 많은 외신에서 크루즈와 워케이션을 결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이 한달살기 패스가 나온 배경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MZ 원격근무자를 겨냥한 크루즈 상품
2021년 데뷔선인 ‘스칼렛 레이디’와 함께 런칭한 버진 보야지는 크루즈 업계에서는 굉장히 이질적인 브랜드로 꼽힙니다. 크루즈 업계 양대 산맥인 카니발과 로얄 캐리비안이 전통적으로 시니어 고객과 가족여행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버진 보야지의 목표 고객은 명확하게 MZ세대입니다. 심지어 버진 보야지는 노키즈 크루즈로, 성인만 탑승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버진 보야지의 마케팅은 기존의 크루즈 마케팅과는 아예 다른 방식을 취합니다. 이전에 소개했던 제니퍼 로페즈의 딥페이크 AI 마케팅처럼, 파격적이고 젊은 층에게 소구할 만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죠. 이번 한달살기 패스 또한 그 전략의 일환입니다.
스칼렛 서머 시즌 패스는 지중해를 가로지르는 스칼렛 레이디 선박을 타고 6월~9월 중에서 한 달간의 여정을 선택해서 여행할 수 있는 패스입니다. 이 여정은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의 해안 마을을 탐험하는 4주간의 여정으로 진행됩니다. 패스에는 스타링크의 무료 Wi-Fi 및 드립 커피는 물론, 세탁 서비스와 추가 에스프레소 부스트를 위한 캐빈당 10달러의 일일 커피 크레딧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즉 원격 근무자에 최적화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가격은 2인 당 9,990달러부터 시작하며, 일반적인 크루즈 요금에서 30% 저렴한 금액이라고 하네요.
특히 이 패스의 포함 사항 중에, 일반적으로 스위트 투숙객의 전용 야외 데크인 ‘리처드의 루프톱'(*리처드 : 버진 그룹의 창립자 리처드 브랜슨을 뜻한다)에 들어갈 수 있는 권한을 줍니다. 억만장자의 이름을 딴 제한구역 엑세스라, 전형적인 럭셔리 상품 판매 전략이죠.
마치며
패스 소개 페이지에서 가장 눈에 띈 대목은 ‘당신의 화상회의에 쓰던 가짜 배경을 이제 실제 천국으로 바꾸라(It’s time to swap your fake paradise video call background for the real thing)’입니다. 곧 따로 소개하겠지만, 미국의 디지털 노마드 시장을 이끄는 주류는 고소득자로, 월 평균 수입이 대략 1천만원 선으로 추정됩니다.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용 못할 사치는 아닌 셈입니다. 향후 이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커질지는 따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한국은 원격근무 시장도, 크루즈 시장도 아직 요원한 단계이니 갈 길이 멀긴 머네요.
버진 보야지 한달살기 패스는 어디서 어떻게 예약할 수 있나요?
네 이 패스는 https://www.virginvoyages.com/l/one-month-summer-mediterranean-cruise 공식 홈페이지에서만 판매되고 있네요. 예약 가능여부는 직접 연락해보셔야 할듯 합니다.